스토리

LG소셜캠퍼스 스토리

더 나은 삶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적경제 플랫폼

  • [조선일보] "착한 기업이 1년에 20억원을 법니다. 이렇게요"

    2023-04-25765

  •  

    [조선경제 > 스타트업 취중잡담] 연매출 20억원 사례까지, 사회적 기업의 성장 조건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창업에 뛰어들며 한국 경제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성장을 돕기 위해 스타트업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취중잡담’을 게재합니다. 

    그들은 어떤 일에 취해 있을까요? 

    그들의 성장기와 고민을 통해 한국 경제의 미래를 탐색해 보시죠.

     

     

     

    [김영리 더비비드 기자 / 박유연 기자]

     

    LG소셜캠퍼스의 김부열 운영위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다. /더비비드 

    LG소셜캠퍼스의 김부열 운영위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다. /더비비드

     

     

    스타트업 투자업계에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 1분기 벤처투자 및 펀드 결성 동향’의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벤처투자액은 881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214억원) 대비 60%나 줄었다.

     

    어려운 시기에도 스타트업 투자에 힘쓰는 곳은 있다.

    LG전자와 LG화학이 13년째 운영하는 친환경 사회적경제기업 지원사업 ‘LG소셜캠퍼스’가 대표적이다. 

    LG소셜캠퍼스의 운영위원인 김부열(45)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를 만나 스타트업 투자 환경 변화를 들었다.

     

     

     

    ◇사회적경제기업 육성에 눈 뜬 서울대 교수


    고려대학교 산학관에 있는 LG소셜캠퍼스 입주 공간. /LG소셜캠퍼스 

    고려대학교 산학관에 있는 LG소셜캠퍼스 입주 공간. /LG소셜캠퍼스

     

     

    LG소셜캠퍼스는 LG전자와 LG화학이 2011년부터 운영하는 친환경 사회적경제기업 지원사업이다. 

    사회적 가치와 수익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경제기업과 소셜벤처 기업을 지원하고, 다양한 교육을 통해 사회적 기업가를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 사업으로는 ‘LG소셜펠로우’가 있다.

    환경문제 해결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10개 스타트업을 ‘펠로우 기업’으로 선정해 최대 5000만원의 금융지원, 기업별 맞춤 컨설팅, LG전자·화학과의 오픈 이노베이션(기업 내부 자원이나 기술을 외부 기업과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전략) 기회 등을 제공한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학생들과 함께 강의하는 모습. /김부열 교수 제공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학생들과 함께 강의하는 모습. /김부열 교수 제공

     

     

     

    2009년 6월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와 사회적 기업 '매자닌 아이팩'에 방문한 사진. 가장 오른쪽의 인물이 김 교수다. /김부열 교수 제공 

    2009년 6월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와 사회적 기업 '매자닌 아이팩'에 방문한 사진. 가장 오른쪽의 인물이 김 교수다. /김부열 교수 제공

     

     

    LG소셜캠퍼스의 김부열 운영위원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지속가능발전경제학, 도시사회혁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교수다. 

    한동대 경영경제학부 졸업 후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국제학 석사, 지속가능발전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박사 공부를 하며 아프리카의 말라위, 에티오피아, 가나에 방문해 모자보건 사업, 건강·영양 지원사업, 소액 대출 사업 등의 연구 활동을 진행한 지속가능발전분야 전문가다.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궁금합니다.

     

    “산업이 발달한 한국에선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했습니다. 비영리재단의 도움을 받아 소액 대출 사업도 실험해 봤어요. 

    서울시에서 취약계층 12명에게 무담보로 500만원씩, 총 6000만원을 빌려주고 남산 근처에서 분식집을 함께 운영하게끔 했습니다. 

    창업하고 3년도 안 돼 대출금을 모두 갚았고, 연 매출 수억원의 인기 매장이 됐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사업에 대한 희망을 본 순간이었습니다.”

     

     

    2020년 4월부터 LG소셜캠퍼스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김 교수. /더비비드 

    2020년 4월부터 LG소셜캠퍼스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김 교수. /더비비드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요.

     

    “박사 수료 후 2015년부터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 유엔 총회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채택됐는데요. 17개 항목 중 가장 논의가 뜨거웠던 항목은 13번, 기후 행동 문제였습니다. 

    이젠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할 것이 아니라, 환경 문제도 전 세계가 함께 관심을 갖기로 한 거죠. 한국에서는 어떤 기업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나’ 조사하다가 LG소셜캠퍼스를 알게 됐습니다. 

    2011년부터 친환경 기업을 육성하고 있더군요. LG가 선구안이 있었던 거죠.”

     

     

    ◇친환경 사회적경제기업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다 2020년 4월 김부열 교수가 이사로 있던 비영리 사단법인 피피엘이 LG소셜캠퍼스 사업의 운영사로 합류하게 됐다. 

    LG소셜캠퍼스 운영위원으로서 사업에 참여할 문이 열린 것이다. 김 교수는 LG소셜펠로우 10기부터 기업선정 과정에 참여했고, 이들을 육성했다.

     

    LG소셜캠퍼스 사업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김부열 교수. /더비비드 

    LG소셜캠퍼스 사업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김부열 교수. /더비비드

     

     

    -어떤 기업들이 지원을 받나요.

     

    “소셜펠로우 기업을 중심으로 각종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입주 공간 지원이나 실무자 역량 강화교육 같은 프로그램은 소셜벤처에 관심이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합니다. 

    소셜펠로우에 선정되지 못한 기업도 사무 공간을 지원받을 수 있어요.”

     

     

    -1년에 10개사만 선정한다니 경쟁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선정된 기업들의 특징이 있나요.

     

    “평균 경쟁률은 15:1 수준이며 역대 최고 경쟁률은 20:1이었습니다. 

    올해 스타트업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라 소셜펠로우 경쟁률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LG소셜펠로우는 사회적경제기업 중에서도 ‘환경문제 해결’에 집중한 기업을 중심으로 선정합니다.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거나, 버려지는 물건을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예시가 될 수 있겠죠.”

     

     

     

     

     

    11기 펠로우 기업 중 꾸준한 매출 증대를 이루고 있는 오이스터에이블의 '오늘의 분리수거'서비스 구상도. /오이스터에이블 공식 홈페이지 

     

    11기 펠로우 기업 중 꾸준한 매출 증대를 이루고 있는 오이스터에이블의 '오늘의 분리수거'서비스 구상도. /오이스터에이블 공식 홈페이지

     

     

     

    -가장 기억에 남는 기업은요.

     

    “11기 펠로우 기업 중 ‘오이스터에이블’이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의 분리수거’라는 쓰레기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페트병이나 우유팩을 재활용이 쉽도록 깔끔하게 정리 후 기기에 투입하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 제공되는 식이죠. 

    최근에는 요식업 매장 내에 다회용 컵 회수기 등을 개발해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왼쪽부터)12기 펠로우 기업 중 20억원 이상의 후속 투자를 이끌어낸 넷스파 정택수 대표와 코스모스랩의 이주혁 대표. /더비비드 

    (왼쪽부터)12기 펠로우 기업 중 20억원 이상의 후속 투자를 이끌어낸 넷스파 정택수 대표와 코스모스랩의 이주혁 대표. /더비비드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의 특징이 있나요.

     

    “지난해 선정된 12기에서는 코스모스랩과 넷스파가 기억에 남습니다. 두 기업 모두 기술력으로 2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한 기업입니다. 

    코스모스랩은 배터리의 재료가 되는 희귀 광물이 채굴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착안해, 희귀 광물을 배제한 친환경 배터리를 개발했습니다. 넷스파는 버려지는 폐어망에서 고순도의 나일론 원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죠.”

     

     

    -LG소셜펠로우 사업의 최근 성과가 궁금합니다.

     

    “선정사의 발전이 이 사업의 최대 성과입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LG소셜펠로우에 선정되면 여러 투자 관계자와 만날 기회가 늘어 후속 투자 유치가 원활해집니다. 

    2021년 11기 기업을 운영하면서 95억원의 후속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소속 기업의 평균 매출은 238% 증가했죠. 기업별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59명의 신규 고용도 발생했습니다. 

    2022년 12기 기업의 후속투자유치 금액은 140억원이고 평균 매출액은 230%로, 약 81억원이 증가했습니다. 70명이 새로 고용되기도 했죠.”

     

    ◇2023 스타트업 투자 환경의 변화

    고려대학교 산학관에 있는 친환경 사회적경제기업 입주 공간에 대해 설명하는 김부열 교수. /더비비드 

    고려대학교 산학관에 있는 친환경 사회적경제기업 입주 공간에 대해 설명하는 김부열 교수. /더비비드

     

     

    LG소셜펠로우는 현재 13기 모집을 마감하고 선정을 위한 심사를 거치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이 강화된다. 

    13기 선정사는 연 5회의 전담멘토링 외에도 서비스 디자인, ESG 진단, 금융 분야의 ‘심화컨설팅’을 3회 받을 수 있다.

     

     

    LG화학 석유화학본부 환경안전팀, LG전자 안전환경부서 등 LG전자·화학의 실무자들이 직접 기업 현장에 방문해 환경안전 법규, 기술지원 등 실무적 해결방안에 대해 조언하는 환경안전지원활동사업과

    LG전자 노동조합의 생산성향상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전반적인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12기는 반기로 나눠 12-1, 12-2기로 구분했다면 올해는 한 번에 10개 이내의 기업을 선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1년 동안 자주 만나 기업별 사업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교수는 LG소셜펠로우 기업에 선정되기 위해선 LG화학·전자와의 사업적 접점이 있어야한다고 조언했다. /더비비드 

    김 교수는 LG소셜펠로우 기업에 선정되기 위해선 LG화학·전자와의 사업적 접점이 있어야한다고 조언했다. /더비비드

     

     

     

    -13기 소셜펠로우 기업 선정 기준이 궁금합니다.

     

    “컨설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오픈 이노베이션 기회를 탐색하는 것에 있습니다. 

    LG전자·화학과 친환경 사회적경제기업 간 접점을 찾아 펠로우 기업의 빠른 성장이 가능한지 확인해보는 거죠. 

    그래서 펠로우 기업을 선정할 때도 ‘LG전자·화학이 수행하고 있는 사업과 관련된 기술력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 기준이 될 겁니다. 

    기업의 매출이나 업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함께 키워가면 되니까요.”



    -이외에 올해 변화는 뭘까요.

     

    “교육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올해부터 소셜펠로우 사업 외에도 ‘로컬밸류업’이라는 지역 산학협력 육성기관과 연계한 교육 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전남 나주의 지역혁신경제연대 사회적협동조합과 창원대학교 산학협력 융합센터와 함께 사회적경제기업에 관심이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기업가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죠.”

     

     

     

    LG소셜캠퍼스 입주 기업이 있는 고려대학교 산학관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더비비드 

    LG소셜캠퍼스 입주 기업이 있는 고려대학교 산학관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더비비드

     

     

    -사회적경제기업이 늘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사회적경제기업 중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야 청년들이 사회적경제기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겠죠. 

    사회적경제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대기업을 고객으로 삼을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상해 보세요. 빠른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거예요.”

     

     

    기사원문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