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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토마토]

    2016-01-21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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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레협동조합은 물건의 수명을 늘려 자연 파괴를 최대한 막자는 취지 아래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뜻을 같이 한 17명의 조합원들이 모여 2013년 2월 '두레' 간판을 내걸었다. 지난해 6월에는 경기도와 환경부에서 지정한 예비사회적 기업에 선정됐다.

     

    영역도 확장해 오고 있다. 본업인 중고용품 판매사업을 하면서 재활용품을 전혀 다른 제품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여기에 교복물려주기 사업과 업사이클링 체험 프로그램까지, 지역 속 나눔문화에도 열정적이다.

     

     

    현재 두레협동조합은 도기탁 이사장이 총괄해 운영하고 있다. 금융기관 출신으로, 퇴직 이후 한 장애인이 하던 재활용 사업을 도와주다가, 조합의 사업뱡향이 설정됐다. '더불어 잘 살자'라는 철학으로, 재활용 사용과 핸드메이드 제품을 통해 가치소비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하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패스트패션의 유행으로 멀쩡한 옷들이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현실이 안타깝죠. 각 가정이나 회사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눔으로써, 필요한 곳에 대한 적절한 배분과 함께 물건의 수명을 늘려주는 것이 절실해졌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에 위치한 '함께하는 가게'에서 만난 그는 "물건의 수명을 늘려주는 일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지구를 위한 뜻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나눔을 통해 물건의 수명을 늘리고, 이는 자연에 기대 살아가는 인간의 의무라는 뜻이다.  

     

    '함께하는 가게'는 지역사회에서 수거한 기부물품을 수선해 판매하는 공간으로, 두레협동조합의 핵심 사업장이다. 두레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이 붐을 이루던 2013년, 은퇴 후 인생의 제2막을 꿈꾸던 17명이 모여 설립됐다. 지난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규제가 완화되면서 5인 이상 조합원만 모이면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졌던 것도 도움이 됐다.

     

    사업 아이템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조합 설립 이후 뚜렷한 사업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던 도중 재활용 사업을 하는 한 장애인을 만난 것이 인연이 됐다.

     

    도 이사장은 "장애인이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자원봉사식으로 재활용 사업을 도왔다"며 "그러던 중 우리가 직접 재활용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아름다운 가게'를 벤치마킹해서 '함께하는 가게'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레협동조합의 첫 사업인 '함께하는 가게'는 이렇게 시작됐다.

     

    재사용사업, 취지는 좋지만 '배고픈 '

     

    '물건의 수명을 늘리자'는 사업 취지는 좋았지만 결과마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중고품을 사기 위해 가게를 찾는 발길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부물품으로 나온 물건 중에는 나팔바지처럼 이미 유행이 지난 옷들이 많았다. 시장의 외면은 사업 방향을 튼 결정적 계기가 됐다.

     

    "기부물품을 단순히 수선, 수리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물건으로 만들어 팔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죠."

     

    업사이클링은 버려진 물건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쓰임새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미 북유럽 등에서는 희소성과 독창성, 그리고 환경보호 가치 때문에 가치소비문화를 지향하는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두레협동조합은 소재의 특성상 강한 내구성과 빈티지한 멋을 풍기는 청바지를 기본 소재로 해서 지갑, 가방 등 다양한 소품을 완성시켰다. 완성된 업사이클링 제품은 '함께하는 가게' 뿐만 아니라 지역내 프리마켓을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도 이사장은 새롭게 탄생한 업사이클 제품들이 프리마켓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데 대해 뿌듯함을 느끼지만, 종종 상처 받을 때도 있다.

     

    "프리마켓에 가보면 우리가 만든 제품을 보고 신기해하는 하는 소비자들도 많지만, '그래봤자 결국 남이 입던 바지로 만든 것 아니냐'는 말도 듣습니다. 이는 디자인을 한 작가들이나 저에게는 큰 상처로 남습니다. 하지만 다시 잊고, 우리만의 친환경적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교복물려주기 사업, 학부모들 반응 좋아"

     

    두레협동조합의 사업 가운데 현재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교복물려주기 사업이다. 자원 재활용과 함께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까지 덜어주게 되면서 큰 보람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교복물려주기는 학교 자체에서도 많이 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 행사로 끝난다는 점에서 학부모들, 특히 워킹맘들이 많이 아쉬워했어요. 보통 평일에 행사를 하기 때문에 직장에 얽매여 있는 워킹맘들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죠."

     

    각 학교에서 기부받은 교복을 교육청에서 대대적으로 판매하고 난 후 두레협동조합은 나머지 교복을 '함께하는 가게'로 가져와 일년 내내 걸어두고 판매하고 있다. 새학기 시즌에만 열리는 교복물려주기 행사의 단점을 개선한 조치다.

     

    교복물려주기 사업은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년째 이어오고 있다. 새 교복 구입가격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구매가 가능해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크다.

     

    도 이사장은 "특히나성장이 빠른 청소년기에는 학기마다 교복을 새로 사야 하는 경우가 많아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컸다"며 "상의와 하의 합쳐 3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어 누구보다 학부모들이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LG전자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 선정재도약의 기회

     

    지난해 10월 두레협동조합에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LG전자와 LG화학이 마련한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전국에서 수많은 사회적기업들이 공모한 결과 총 9개 기업이 선정됐는데, 두레협동조합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로써 1년간 5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다.

     

    도 이사장은 지원받은 사업비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바로 공방 사업이다. 지금까지는 따로 작업실이 마련되지 않아 디자인 작가들이 각자 집에서 업사이클링 작업을 해왔다. 때문에 정보를 공유할 수 없었고, 대량주문에 대비하는 데도 한계가 따랐다. 도 이사장은 공방을 마련해 이들에게 작업공간을 만들어주겠다는 계획이다. 공방은 '함께하는 가게' 인근에 준비 중이며, 다음달에 문을 열 예정이다.

     

    도 이사장은 "디자인 작가들은 고용노동부 일자리 창출 사업에서 업사이클링 전문가 양성과정을 졸업한 이들로, 대부분 경력단절 여성들"이라며 "이들에게 가정 밖에서의 작업공간을 만들어주고 같은 분야에 있는 사람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기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사업 영역이 하나 더 있다. 버려지는 원목 소품을 수리한 후 페인팅 등으로 리폼해 판매하는, 또 다른 업사이클이다. 폐기되는 원목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자는 취지다.

     

    "'함께하는 가게'에서 출발해 업사이클링, 교복물려주기, 공방 등 사업영역을 넒혀왔지만 사업방향은 하나입니다. 가치소비문화가 확산되는 것. 바로 두레협동조합이 추구하는 방향이죠." 

     

    가치소비문화가 '두레협동조합'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구현되고 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2016-01-21

    출처 :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617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