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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옥 폐자재와 한국 고유의 문화요소를 바탕으로 '라이프스타일'제품을 만드는 기업 <한옥상점>

    2023-12-20293

  • 경주, 전주, 공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전통 건축물 한옥이 모인 마을이 있다는 것이죠.

    한옥 마을은 국내 관광객을 비롯해 외국인 방문객이 늘 찾는 명소로,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한국 전통 건축물만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옥은 집에서 밖을 보았을 때 보이는 풍경이 뛰어나야 으뜸인 만큼 자연과 융화되어 지어졌다는 게 특징이죠.

    또한 뼈대는 나무와 짚으로, 벽은 황토를 칠해 짓는 등 자연에서 가져온 재료를 활용한 점이 돋보이는 환경 친화적인 건축물이기도 해요.

    이는 많은 환경 문제의 원인이 된 현재의 건설 산업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지점입니다.

    최근 LG소셜캠퍼스에 입주하여 현장에서 느꼈던 문제 의식을 토대로 전통건축물과 콘텐츠로 해결법을 모색하는 기업이 있다고 하여 단숨에 만나러 가 보고자 해요.

    <한옥상점>이 전파하는 한국만이 보유한 아름다움! 지금 만나러 갑니다. 

     


     

     

    Q. 한옥상점은 건축폐자재를 리사이클링 및 업사이클링하는 한편, 목재를 중심으로 친환경적인 건축자재 사용을 활성화하고 전통 건축을 계승하는 라이프 스타일 기업입니다. 어떻게 지금의 사업 방향과 비전을 설정하게 되셨나요?

    오랫동안 한옥과 문화재 관련한 일을 해왔습니다. 한옥 신축 및 수선, 그리고 문화재로 지정된 목조 건축물을 수리하는 일들이 대표적인 제 업무죠. 조금 특이한 경험으로는, 성곽을 둘러싼 산성을 수리하거나 고인돌 주변을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한 일이 있습니다.

    일련의 일들을 해오면서 전통문화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수리란 복구와 마찬가지여서 전과 같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선 건축뿐 아니라 전통문화에 대한 지식이 해박해야 했기 때문이죠. 조금씩 공부를 해 가면서 전통문화에 기반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이 조금 더 확장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 중에서도 전통문화에 바탕을 둔 기업들이 많거든요. 대표적인 사례로 이케아를 들 수 있습니다.

    북유럽은 울창한 삼림과 목재가 풍부한 자연환경, 그리고 고위도에 위치하여 낮이 짧고 밤이 길어 집에서 오래 머무는 생활환경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죠. 이런 환경 속에서 자연히 밝은 색의 나무를 사용하여 가볍고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가구를 제작하고, 또 가구를 자주 바꿔 집안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가구 문화가 예전부터 발달했습니다. 이케아는 이처럼 북유럽의 전통문화와 생활양식에 맞춘 가구를 합리적인 가격과 준수한 품질로 선보이며 유럽 본토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비싸지 않고 품질 또한 괜찮기에 주기적으로 가구를 바꾸는 북유럽 문화에 알맞은 것이지요.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에 사업의 성공이 따라온 겁니다.

    한옥을 비롯해 한국의 전통 건축물 또한 매우 아름답고 개성적인 문화적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죠.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 문화적인 요소를 활용한다면 이케아 못지 않은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Q. 건축폐자재라 하면 막연히 그 발생량이 엄청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잘 안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수치나 예시를 통해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BBC 기사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가 지구에서 추출하는 원자재의 양은 1년에 약 1천억 톤에 달하는데, 이는 매년 에베레스트산의 3분의 2가 파괴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이렇게 추출한 원자재의 절반 가량이 건설 업계에서 쓰인다고 하죠.

    또한 건설 산업은 전 세계 쓰레기의 약 3분의 1을 만들며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0% 이상이 나오는 분야입니다. 그리고 건축 일을 하면서 버려지는 폐자재들을 직접 보면 이 수치를 몸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명이 생겼습니다.

    Q. 목재를 사용하는 것뿐 아니라 전통건축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현대화하는 한옥 건축 및 인테리어도 한옥상점의 주요한 사업 분야죠. 친환경건축, 목재, 전통건축의 연결 고리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문제가 심각하고, 이에 건축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콘크리트나 철근처럼 건설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재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막대하고, 이걸 활용하여 건물을 지을 때 발생하는 환경 오염 물질도 심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통건축은 다릅니다. 나무, 흙, 돌처럼 친환경 자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 생산 시 소요되는 에너지나 배출되는 탄소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목재를 사용하려면 나무를 베야 하니 이 역시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닌지 의문과 염려가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환경에 이로움을 줍니다. 그러나 나무가 나이가 들수록 나뭇가지와 나뭇잎의 수가 줄어듦에 따라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이 줄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이때 늦지 않게 나무를 목재로 만든다면 수확 시 저장된 탄소가 그대로 남아있어 배출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나무를 많이 심고 많이 활용할수록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데에 효과가 뛰어난 것이죠. 물론 무차별적인 벌목은 자연을 해치는 일이고, 나무의 수명을 고려해 베는 만큼 새로 심는 선순환을 전제로 성립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대표적인 친환경 건축인 한옥과 그 주재료인 목재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옥상점이 그리는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도 이러한 인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요.

     

     


     

    Q. 재활용 자재 및 전통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제품들도 선보일 계획이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사업을 확장하시게 된 계기와 구체적인 제품, 아이템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과거와 소비패턴이 달라졌다는 데에 주목해 사업을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상품을 소비하는 시대가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하는 시대라고들 하니까요. 한 기업이 만든 제품의 가격과 품질을 먼저 확인했던 게 과거의 모습이라면 지금은 이 상품이 나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확인합니다. 내 가치관에 부합하는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기 때문이죠. 동시에 내 일상과 맞지 않은 물건은 선택받지 못합니다. 그만큼 현재의 나에게 꼭 맞는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확고해졌죠.

    이를 대변하는 나라별 생활방식이 있습니다. 킨포크(스웨덴), 단샤리(일본), 휘게(덴마크), 라곰(스웨덴) 등 한 국가에 사는 국민의 상황과 환경을 반영한 라이프스타일이죠. 이 네 가지의 방식들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같습니다. 일상에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소소한 행복을 누리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먼저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이 어디일까요? 전 ‘주거’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 애정하는 아티스트나 분야가 있는 사람의 집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꾸며져 있을 테니까요.

    저 역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전통문화를 접목시킨 오브제로 집을 채우고 싶었고,

    자연스레 관련한 상품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옥을 해체할 때 나오는 목재와 기와, 그리고 석재와 같은 폐자재를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에 재활용할 수 있도록 보관 및 자체 업사이클링을 통해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문양을 활용한 패브릭 사업이나, 조명기구, 가구 등은 샘플 삼아 디자인 시안을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Q. 건축, 자재, 인테리어와 같은 물리적 영역과 콘텐츠 분야를 함께 다루시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전통문양 등 전통문화요소를 토대로 한 콘텐츠 개발과 상품화에도 노력을 기울이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한옥상점은 회사 자체에서 한옥 교육을 진행하거나, 외부에 나가 같은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한옥의 기술적이고 구조적인 내용을 모두 설명하기란 어렵고 흥미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연구 끝에 인문학적인 배경을 곁들여 설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와집의 처마 끝을 담당하는 막새기와에는 건물과 건물에 기거하는 사람 모두가 복을 받고 화는 면하길 기원하는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처마와 처마가 만나는 지점에 걸쳐지는 사래 끝에 매다는 사래기와에는 귀면, 즉 귀신의 얼굴을 새겨 넣기도 했는데 이 귀신은 다름아닌 도깨비입니다. 도깨비는 사람에게 살가운 존재이기에 인간에게 닥치는 재앙을 물리쳐 줄 거라 믿었다고 해요.

    이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에도 귀를 기울이는 계기가 되어주더군요. 여기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또한 답사를 다니며 집에 그려진 다양한 상징물과 같은 전통 문화 요소를 많이 접하고, 책자도 종종 찾아보니 이 부분들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죠.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고전의 이야기에서 인물을 따와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만들기도 하는데, 한국의 신화나 전설에서도 창작을 할 때 참고할만 한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매력적인 한국의 전통 신들이 대거 등장하는 <신과 함께>라는 웹툰이 하나의 좋은 예시죠.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물건이나 장소를 무수한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 다들 아실 겁니다. 제가 좋아하지만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보물 같은 전통문화 요소들이 넘쳐나기에 많은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 되어 콘텐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Q. 이 모든 일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을 중요한 미션으로 삼고 계세요. 일자리 창출은 왜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아무리 취지가 좋고 가치가 있어도 사람이 없는 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들며 결국엔 소멸해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분야든 성장시키고자 한다면 일자리 창출이 필수입니다. 특히 한옥상점처럼 사업을 시작한 지 몇 년 안 된 기업들일수록 새로운 인재들을 채용해야 대중에게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입니다.

    한옥상점은 사회적 기업을 지향하기에 책임감 있게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자 하지만, 저희처럼 생소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기업일수록 오롯이서 일자리 창출을 하는 데엔 무리가 따릅니다.

    저의 지인 중에 문화재청 소속의 한 국립대학교를 졸업한 분이 있습니다. 부여에 위치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인데, 전문적으로 문화재나 한옥을 설계하고 복구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 한국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고자 노력하는 학교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곳을 졸업해서 전공을 살린 학생들이 많이 없단 얘기를 들었죠. 달리 말하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재들을 데려올 수 있는 방안은, 실질적으로 사회적 기업에 관한 지원 정책들이 다시금 복구되는 게 최우선적으로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그분들을 안정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자금이 채워지는 것이니까요.

    그 다음으론 각 기업들이 상용화 가능한 아이템을 개발해 장기적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환경을 만들어 더 많은 재목들을 영입하는 순서가 있겠죠. 한옥상점의 경우 한옥 폐자재와 전통문양을 기반으로 한 아이템이 대중적으로 소비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Q. 여기까지 말씀 나누어 보니 전통·로컬·친환경 라이프스타일 기업 한옥상점의 모습이 한층 선명해지는 느낌입니다. 현재 진행하고 계신 프로젝트나 준비하고 있는 중요한 일들은 어떤 것인가요?

    아직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단계예요. 최근엔 성북구 라이브커머스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제 곧 제품 촬영을 하기로도 되어 있고요. 기와를 활용한 화분인 ‘기와화분'과 한옥 철거 때 수거한 창호를 업사이클링 중인 제품의 완성품을 그날 선보이려고 합니다. 이렇듯 인테리어에 필요한 오브제를 소개하거나, 집안 전체의 인테리어를 맡기고 싶다는 분들을 위한 시공 상담도 준비하고자 해요. 그리고 저희가 한옥 강연도 하고 있으니 원데이 클래스 수강권도 판매 예정입니다. 제품 판매의 목적보단 한옥상점을 홍보하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Q. LG소셜캠퍼스에 최근에 입주하셨어요. 입주와 함께 생긴 변화와 그에 따른 의미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청해 듣고 오늘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LG소셜캠퍼스에 와서 무척이나 좋단 얘길 먼저 드리고 싶어요. 예전 사무실이 노후된 건물의 지하에 위치하였는데, 천장에 누수 흔적이 있고 페인트칠한 것도 떨어져서 실상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여긴 5층이다 보니 바깥 전경도 훤히 보이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분들도 근처에 상주해 계시니까 너무 든든하고 좋습니다. 입주 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은 조금 얼떨떨하긴 하지만요.(웃음) 급한 일정들을 마무리하면 사무실 재정비에 집중하려 합니다. 좋은 공간을 지원해 주신 만큼 잘 쓰고 싶어요.

    또한 입주하자마자 입주사 네트워크파티인 커뮤니티 데이가 있어서 다른 기업의 분들과 재밌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저희와 교류를 해보고 싶다는 분들도 계시고, 그 얘기들에 답변을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얻게 되었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물론이고 시너지 효과까지 누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강의도 무척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았죠.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물이 있는 건 아니지만, LG소셜캠퍼스에서 끊임없는 고민과 시도를 계속한다면 한옥상점만의 성과물이 나올 거라 믿습니다.

     

     

     

    전통 문화에 대한 애정 어린 말씀이 인상 깊었던 이사님과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한옥상점>이 계승하는 전통은, 모든 것이 빠르게 뒤바뀌는 현 시대에 시간조차 가를 수 없는 본질이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죠.

     앞으로도 현대의 감각과 멋지게 어우러진 전통 문화를 <한옥상점>이 보여줄 거라 기대합니다. 이어지는 전통을 다 함께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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