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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모편지] 환자 존엄성 지켜주는 ‘스마트 기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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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에 요양병원 수는 800여 곳. 이곳에 입원한 환자들의 60% 이상이 기저귀를 사용합니다. 침대에 누워서 생활해야 하는 와병 환자·치매 노인들이 주요 대상입니다. 

      

    박준상 크레이더스 대표는 기저귀 유통 사업을 하면서 기저귀를 사용하는 환자와 관리자, 유통사들이 서로 다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문제 의식을 느꼈습니다.

      

    환자들은 기저귀 교체 주기에 따른 2차 감염에 대한 위험성과 기저귀 사용량에 대한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 깊었습니다. 관리자들은 업무 과중으로 인한 돌봄 종사자들의 불성실한 태도로 빚어지는 노인 학대 위험성 그리고 폐기물 처리 비용 등이 고민이었습니다. 




    스마트 기저귀는 실시간으로 배변과 배뇨 상황을 알 수 있어 2차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저귀도 사물인터넷을 만나면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 3년여 만의 연구 끝에 그는 2017년 스마트 기저귀를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스마트 기저귀란 저렴한 잉크 센서를 통해 실시간 배변 상황을 확인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환자의 존엄성이 최우선


    크레이더스는 지난해 10월 170여 병상 규모의 한 요양병원에서 약 5개월 동안 상주하며 스마트 기저귀에 대한 고객 평가를 받았습니다. 박 대표는 무엇보다 기저귀를 착용하는 환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박준상 크레이더스 대표 


    “환자들은 쉽게 자세를 바꾸기가 어려워 짓무름이나 욕창 같은 2차 질병에 취약합니다. 괴사가 일어나고 피부에 구멍이 생기곤 하죠. 이뿐 아니라 어르신들은 기저귀 상태를 확인 또는 교체할 때마다 자괴감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런 감정은 우울증으로 발전해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입니다.”




    기저귀에 탈부착이 가능한 통신단말기 


    스마트 기저귀는 탈·부착이 가능한 통신 단말기를 이용합니다. 잉크 센서가 실시간으로 감지한 기저귀 사용자의 배뇨 횟수, 기저귀 사용량, 교체 시간 및 주기에 관한 정보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원하는 곳에 전송해 효율적으로 관리가 가능해졌습니다. 

      

    간병인들은 불필요한 노동에서 해방되고 환자들은 2차 감염에 대한 위험성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기저귀 사용량에 대한 투명성도 확보됐습니다. 




    환자의 배뇨 경과 시간이 표시된 모니터 화면 


    ■ 의료폐기물 10% 절감


    대형병원에서는 하루에도 수백 장의 기저귀 폐기물이 나옵니다. 박 대표는 “스마트 기저귀를 사용하면 약 10%의 폐기물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고 설명했습니다




    예비사회적기업 ㈜ 크레이더스는 고려대학교 산학관 528호에 입주해있다.


    “실시간 배뇨 측정이 가능해지면 ‘기저귀 비용이 더 들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오래 방치 했을 경우 기저귀는 물론 위생 매트, 환자복, 시트까지 다 교체해야하고, 이때 최소한 2~3명의 요양보호사들이 투입됩니다. 침대가 꽉 차있을 땐 환자들을 옮길 데도 없지요. 여름철이면 심한 악취로 병실에서 숨을 쉬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요.” 

      

    기저귀 교체 시기가 늦어지면 더 큰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반대로 당장 갈지 않아도 되는 기저귀를 지나치게 자주 교체해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국내 기저귀 제조 회사들은 값싼 중국산과 차별화하기 위해 흡수제를 많이 넣습니다. 만일 성인 1회 소변 량이 250cc라 했을 때 많게는 900~1000cc까지 흡수하게 만드는 거죠. 이런 고 사양 기능들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면 결국 낭비를 초래합니다.”




    크레이더스 직원이 스마트 기저귀의 흡수 상황을 점검해보고 있다 


    다량의 흡수제는 기저귀 가격 상승은 물론 무게 증가로 인한 폐기물 처리 비용도 높이는 원인입니다. 크레이더스는 흡수제를 절감해 원가를 낮추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더불어 최적의 흡수제 양을 도출해내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 실험)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효율성 덕에 크레이더스는 전국 요양병원 30여 곳으로부터 스마트 기저귀 구매 확약서를 받았습니다. 올해 예상 매출 목표는 30억 원. 

      


     노인 건강에 대한 알고리즘 구축... 의료 발전에 기여


    스마트 기저귀는 배뇨와 배변에 관한 횟수와 양, 시간, 상태 등 3단계 정도의 계측이 가능한 알고리즘을 구축했고 앞으로 더 다양한 정보를 담아낸다는 전략입니다. 




    환자의 배변 정보를 담은 그래프


    “환자 대소변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는 병을 진단하고 경과를 관찰하는 데 중요한 지표들입니다. 이를 토대로 진료지침을 세우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리란 전망입니다.” (요양병원 의사)

      

    박 대표는 “세계적으로 소변의 종류나 양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며 “국내외 의료진들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습니다.


    크레이더스의 스마트 기저귀 사업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혁신성과 사회적 임팩트 그리고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사단법인 아쇼카한국은 지난 2월 ‘제 4회 더 건강한 미래를 위한 헬스케어 혁신가(Making More Health Changemaker)’로 크레이더스를 최종 우승자로 선정했습니다




    ‘제 4회 더 건강한 미래를 위한 헬스케어 혁신가’로 크레이더스가 최종 우승자로 선정했다.(사진제공. 크레이더스) 


    박 대표는 “크레이더스는 단순히 기저귀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며 “IT를 기반으로 한 고객 맞춤형 헬스케어를 지원하는 플랫폼”임을 강조했습니다.

      

    “제 꿈은 혁신적인 세계 기업들과 데이터를 공유하며 전 세계 의료 시장을 아우르는 연합체를 결성하는 일입니다.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는 공동의 가치를 바라보며 일 한다는 것 정말 기대되고 설레는 일 아닌가요?” 




    링크 : http://sehub.blog.me/221255979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