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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은 가치 ‘A’를 노크하다, 케이오에이(K.O.A) 유동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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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소셜캠퍼스와 함께하는 사회적기업가] 숨은 가치 ‘A’를 노크하다, 케이오에이(K.O.A) 유동주 대표



    명품 브랜드 뺨치는 ‘부내‘를 풍기는 캐시미어 코트, 어떤 브랜드인가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안엔 ‘착한‘ 이야기가 숨어 있었습니다. 몽골의 좋은 캐시미어 원료와 현지 주민들의 노동력이 멋진 디자인을 만나 ‘르 캐시미어(le cashmere)’ 브랜드로 탄생한 것입니다.

    ‘르 캐시미어’를 필두로 개도국의 자립을 위해 지속 가능한 브랜딩을 실현하고 있는 소셜 벤처, ‘케이오에이(K.O.A)‘의 유동주 대표를 만나보았습니다.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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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가능한 가치의 생산, 케이오에이(K.O.A)

    현재 케이오에이에는 앞서 말한 ‘르 캐시미어‘ 외에도 ‘에티크(ETEAQ)’, ‘르 홈(le home)’이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에티크’에서는 인도네시아의 폐목재를 업사이클링해 스마트폰 케이스 등 스테이셔너리 제품을 만들고, ‘르 홈’에서는 베트남을 필두로 한 아시아 수공예품 생산 지역과 협업해 리빙 제품을 생산하고 있죠.

    세 브랜드 모두 개도국과 함께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여기에는 7년여를 국제개발현장 활동가로 보낸 유동주 대표의 경험이 주효했습니다.

    “케이오에이는 경쟁력 있는 친환경 소재를 발굴, 이를 사회 소외 계층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어요. 제가 7~8년 정도 개도국에서 지냈었는데, 좋은 재료를 갖고 있음에도 단순한 노동력만 쓰는 현지 분들이 안타까웠어요. 그분들과 좀 더 멋진 가치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케이오에이를 시작하게 됐죠.”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 위치한 사무실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 위치한 사무실

     

    밥 딜런의 ‘Knocking On Heaven’s Door’를 듣다가 ‘세상에 숨겨진 가치 ‘A’를 노크하러 다니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지은 이름 ‘케이오에이(K.O.A, Knocking On A)’. 그 이름처럼 케이오에이는 개도국 현지 생산자들과의 협업을 보다 깊고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르 캐시미어’는 몽골 현지 생산자들과 협업해 좋은 캐시미어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이는 단순한 협업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만의 방법으로 보다 친환경적으로 캐시미어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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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시미어는 염소가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위해 만들어내는 속털 중 자연스레 떨어지는 것을 빗어 채집하는 건데요. 그런데 몽골에서 캐시미어를 생산하는 염소가 초원의 풀을 뿌리까지 뜯어먹으면서 초원이 점차 사막화되었어요. 사막화된 초원에서 살지 못하게 된 현지인들은 도시로 나가고, 살 곳을 찾지 못한 아이들이 맨홀 안에 거주하는 사태까지 있었어요.

    그래서 ‘캐시미어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생산해보자‘는 마음으로 생각한 것이, 방목 초원을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눠 구역마다 일정 기간의 휴지기를 주며 염소들을 이동시키는 방법이었어요. 덕분에 풀이 다시 자라날 수 있었어요. 또한 현지 생산자들의 무분별한 캐시미어 채집을 막기 위해 좋은 품질의 캐시미어는 돈을 더 주고 구입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어요.”

     

    친환경적 캐시미어 채집을 위해 '르 캐시미어'는 목초지 관리에도 나섰다.

    친환경적 캐시미어 채집을 위해 ‘르 캐시미어’는 목초지 관리에도 나섰다.

     

     

    '르 캐시미어'의 원료 채집은 현지 생산자들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르 캐시미어’의 원료 채집은 현지 생산자들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에티크’ 브랜드 또한 제품 구매에 보다 친환경적인 아이디어를 녹였습니다. 제품 구매 시 인도네시아에 한 그루의 나무가 심어지는 Tree Adopting‘이 그것입니다. ‘에티크’는 이렇게 심어지는 나무를 관리할 농부를 고용합니다. 평생 벌목을 하며 살아온 농부는 이제 나무를 소중히 키우는 것에 전념하게 되죠.

    소비자가 갖는 경험도 새롭습니다. 제품에 새겨진 고유 번호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내 제품에 매칭된 나무의 위치와 관리자를 볼 수 있는데요. ‘착한 제품’을 구매하고도 내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모호했던 것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에게 ‘착한 구매의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제품에 새겨진 일련번호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심어진 '내 나무'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에 새겨진 일련번호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심어진 ‘내 나무’를 확인할 수 있다.

     

    임팩트 비즈니스’,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을 꿈꾸다

    케이오에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생산자와의 동반 성장입니다. ‘르 캐시미어’가 서브 브랜드 ‘르 캐시미어 by 블루 라벨’을 만든 것도 바로 그 이유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서브 브랜드는 생산자가 주인이 되어 매출 전액을 생산자들이 취하는 형태예요. 저희는 초기 교육과 세일즈 채널 공유만 하죠. 이 과정에서 생산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브랜딩과 비즈니스 경험을 하게 됩니다. 체험 없는 교육 대신 실제로 경험하면서 배우는 것이 그 분들에게는 더 크게 와 닿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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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현지의 캐시미어 생산자 조합원들

     

    이러한 움직임은 작지만 큰 의미를 지닌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몽골 수도에서 남서쪽으로 25시간 걸리는 시골 마을에 저희와 함께하는 생산자 조합이 있어요. 멀리 떨어진 이들과 협업하는 것이 쉽지는 않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생산자 중 ‘히든 챔피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거예요. 그들이 오너십을 갖는다면 나중에 혹시 제가 빠지더라도 이 구조가 지속 가능하겠죠. 그게 진정한 자립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10대 소년 때 그곳에서 만난 한 친구가 히든 챔피언 교육을 받고 현재는 몽골 수도에서 ‘르 캐시미어’의 서브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어요. 단순히 생산만 해 오던 이 친구가 저희와 인연을 맺고 청년 사업가로서 성장하고 있는 걸 보는 건, 조금 비약하자면 ‘개도국의 희망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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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르 캐시미어’는 브랜드 탄생 후 2년간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운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좋은 제품’으로 알려지고 싶기도 했고, 일반 커머셜 브랜드들과 경쟁해도 품질로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전략은 고객들에게 어필했습니다.

    저는 일반 기업, 사회적기업 할 것 없이 모든 기업이 사회적으로 선한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반 커머셜 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경계가 없었으면 좋겠다 싶었죠. 그래서 ‘임팩트 비즈니스‘라는 말을 생각한 건데요. 좋은 임팩트를 미치는 기업이라는 의미죠.

    사실 ‘르 캐시미어’의 충성 고객들은 주로 품질을 보고 저희 제품을 구매해주시는 분들인데, 요즘 들어서 저희의 아이덴티티를 알게 되면서 더 깊은 만족도를 느끼시는 것 같아요. ‘제품이 좋아서 구매했는데 이렇게 사회적으로 좋은 임팩트를 만들고 계신다니 더욱 애정이 가요.’라는 고객 분들의 반응을 보면 굉장히 보람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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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 캐시미어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5F)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10F) 등에 매장을 두고 있다.

     

    케이오에이가 발산하는 선한 영향력은 차근차근 보상을 받고 있습니다. 2015년 비지니스를 막 시작한 시기에, 성장의 발판이 되어준 LG소셜펀드의 무상지원(5천만원)에 이어, LG소셜캠퍼스가 성장기 사회적경제 조직에게 지원하는 1억 원의 무상 대출을 받게 된 것이죠.

    “임팩트 비즈니스 기업이 더 많이 생겨나려면 성공한 선례가 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희가 그 선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우리 기업이 좀 더 성장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LG소셜캠퍼스의 자금 지원을 받게 됐어요. 이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된 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해외 시장 조사도 나가면서 더 시야를 넓히는 경험도 쌓았고요. 케이오에이의 급성장을 이루는 기폭제가 되어준 것 같아 정말 감사하죠.”

     

    LG소셜캠퍼스

    LG전자와 LG화학은 2011년부터 친환경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을 선발해 금융지원, 공간지원, 교육, 컨설팅, 네트워킹 등의 성장지원을 통해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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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LG소셜캠퍼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었을 때 (맨 오른쪽)

     

    든든한 ‘우산’이 되어 주고픈 케이오에이의 미래

    쉽지만은 않았던 케이오에이의 여정. 이와 같은 사회적기업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에게 유동주 대표는 애정 어리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건넵니다.

    “사회적기업은 사회 문제를 비즈니스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로 생각해야 할 점은 사회 문제가 ‘진짜 내 문제다’라는 마음가짐이라고 봐요. 그래야 해결 의지도 크거든요. 다음엔 ‘이것이 꼭 비즈니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가‘도 점검해 봐야 하고요. 마지막으론 ‘직접 뭐라도 해 보는 거‘죠. 마음 속에만 두지 말고 실행하는 거예요.”

     

    “물론 더디고 힘든 과정이기에 함께하는 동료들도 매우 중요하고요.”

     

    케이오에이는 향후 ‘에티크’ ‘르 홈’ 브랜드를 결합하여 좀 더 넓은 개념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구축할 예정이며, 국내 디자이너들과 소상공인과의 협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브랜드도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케이오에이가 운영 중이고, 여러 소셜 벤처 브랜드가 모인 온라인 콘셉트 스토어 ‘썸띵크 에이(www.somethink-a.com)’는 내년 초 오프라인 매장이 열립니다.

    “단기적인 목표는 차곡차곡 쌓여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케이오에이라는 큰 우산 아래, 저희가 육성하는 히든 챔피언이 운영하는 소셜 벤처 기업이 많아지길 바라죠. 그리고 저희가 육성하는 이 브랜드들이 명품 럭셔리 브랜드로 거듭나는 게 목표예요.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것이 ‘진짜 럭셔리‘로 인정받는 것,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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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 LG블로그 http://www.lgblog.co.kr/lg-story/lg-csr/105486